과일, 우유 등 소비자 구매 빈도가 높은 식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국내 주요 유통사가 저렴한 해외 직수입 상품을 크게 늘리고 있다. 해외 직수입 상품은 유통 구조를 단순화해 가격을 확 낮춘 것이 특징이다. 고물가 시대에 ‘대체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26~28일 사흘간 미국산 네이블오렌지를 개당 1280~1580원에 판매한다. 동일 품종 오렌지 대비 가격이 약 20% 싸다. 이마트는 중간 수입업체와 미국 현지 농장에서 오렌지를 가져오는데, 수입업체 비중을 줄이고 대부분을 현지에서 직소싱해 가격을 낮췄다. 최근 ‘금귤’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귤값이 치솟자 대체재로 오렌지를 대량 수입한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이스라엘산 레드자몽, 미국산 멜로골드자몽 등도 들여와 저렴하게 판매할 예정이다.
25일 판매를 시작하는 편의점 CU의 ‘반값 우유’엔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폴란드에서 직접 공수해 온 ‘믈레코비타 멸균 우유’는 1L 가격이 2100원에 불과하다. 일반 흰우유 대비 46% 싸다. 원래대로라면 ‘해외 제조사(믈레코비타)→수출전문회사→국내 수입원→유통판매원→유통사(CU)’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제조사→유통사’로 유통과정을 확 줄인 덕분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첫날 발주량이 일반 우유의 두 배인 4만 개에 달할 정도로 소비자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했다.
GS리테일은 올해 해외 직소싱 상품 품목을 50개 이상 늘리고, 수입국도 30개국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해외여행에서 꼭 사와야 하는 아이템 등 현지 인기 상품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국산 과일값이 오르자 해외 직소싱 비중을 전체의 50%에서 8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유통사들은 식품뿐 아니라 생활용품도 발굴 중이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독일 1위 드러그스토어 ‘dm’의 자체 브랜드 상품을 직소싱했다. 원래는 앰풀, 핸드크림 정도만 수입하다가 작년부터 클렌징 티슈, 보디로션, 면도기 등도 팔기 시작했다.
안재광/이선아/양지윤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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